[칼럼/박세종] 현대인의 성수?-소통의 매개체: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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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5억 명의 전세계인들이 매일 커피를 마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루의 시작을 모닝커피로 시작하여 식사 후마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무언가 마무리를 하지 않은 듯 허전한 느낌이 들 것 같고, 나른한 오후에 한잔을 마시면 정신을 차리고 멋지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 –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생활 습관 가운데 하나로 깊숙이 자리잡은 것이 바로 커피이다. 또한 청춘남녀들이 대화를 나누는 자리 앞에서 서로에게 눈을 마주치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것도 커피이며, 친구들의 만남의 자리 앞에서 끊임없는 대화를 이어가게 만드는 것도 커피가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모임이나 대화의 자리에서도 상대방을 멋쩍은 모습으로 만들지 않게끔 자연스레 마음을 위로해 주는 도구 역시 커피가 있기 때문이리라. 그만큼 커피는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그리고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다.

[만남과 소통을 위한 현대인의 성수(聖水)?- 바르게 알고 마시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커피를 좋아한다는 단순한 이유를 떠나 어찌보면 커피에 의하여 각성된 의식이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에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유명 브랜드 커피 250g의 가격이 약 2만원 정도이다. 결코 싼 가격은 아니지만 약 35잔 정도의 커피가 만들어낼 수 있는 분량인데 이것을 나누어 보면 한 잔 가격이 약 5백원-6백원 선이다.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일반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약 3000원 정도이면 그 차액은 실로 엄청나다. 볶지 않은 초록색 커피원두(green bean)의 가격은 이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커피가 일상생활에 깊숙한 곳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우리의 삶 속으로 유용하고 또한 공정하게 음용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차례이다. 유통면에서 볼 때, 과거역사에서 커피가 만들어낸 불공정성과 극심한 빈부를 만든 주범이 되었다. 커피재배는 사람의 손이 많이 가고 혹독한 노동을 필요로 하는 농업으로서 힘든 노동으로 원주민 수가 점점 줄어들자, 서인도제도에서는 아프리카 흑인들을 끌고와 커피농장에서 강제로 일하게 하였다. 커피재배가 브라질과 아프리카로 옮겨지면서 18세기에 자행되었던 노예들처럼은 아닐지라도 기본적인 착취와 힘든 노동과 같은 근본적인 메커니즘은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는 지금도 가난한 사람뿐만 아니라 심지어 어린아이들 에게까지 가혹한 노동의 현장(커피농장)에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자본가들의 배만 불리고 있는 실정을 우리가 알고 있다면 신앙인으로서 멋지게 아침에 일어나 모닝커피를 우아하게 마시는 모습이 어찌보면 또 하나의 죄를 짓는 모습으로 비추어지지 않을까? 반성해 본다. 2001년 5월 아리조나 사막의 따가운 뙤약볕 아래서 6명의 멕시코 커피재배농민들이 시체로 발견되었는데 이들이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하였던 것이다. 멕시코의 커피재배농민들이 커피를 재배해봤자, 수익을 남기기는 커녕 오히려 빚만 늘어나는 절박한 현실에서 내려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어찌보면 미국으로 밀입국할 수 있는 이들은 아프리카, 아시아 커피재배농민들보다는 그나마 행복한 편인지도 모른다. 커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제3세계 커피재배농민들은 현재 절박한 상황에 놓여져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그리고 남미에서 대부분 생산되는 커피가 가격이 폭락되었을 경우 이 재배농민들에게 가해지는 타격은 가히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커피를 통해 발생하는 부의 대부분은 생산자와 노동자에게 돌아가지 않고 중간유통업자와 최종 가공업자에게 돌아간다는 점이 커피 농가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한 과정에서 이렇듯 수많은 사람들이 가혹한 노동의 현장으로 내몰리고 굶어죽는 사람들이 생겨나며 환경이 또한 파괴되면서 환경보호단체들과 사회단체들이 커피잔을 새롭게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커피소비운동을 통하여 정당한 수익을 제3세계농민들과 노동자들에게 돌려주고자 하는 사회정의 실현과 환경보전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러한 커피는 올바른 커피의 생산과 유통을 통하여 제값을 치르고 거래한다는 목적으로 공정거래 커피라는 명칭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한국에도 이러한 공정거래커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테이크 아웃(take out)커피 체인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고급 아라비카 커피가 소비되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실례로 세계 최대 테이크 아웃(take out)커피업체인 스타벅스(starbucks)는 최저 생계임금을 인부들에게 지불하고 숲을 파괴하지 않으며 재배한 커피에 대하여는 사회가 필요한 환경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생산된 커피만을 구입하고 있다. 이처럼 이러한 커피를 우리가 바르게 알고 마실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사회정의를 세우는데 우리가 일일이 목소리를 내세우지 않고서도 참여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예수님의 삶의 정신을 말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사랑과 정의이다. 사랑은 편견되지 않은 사랑이며 그 또한 추가 왜곡되거나 숨겨지지 않은 정확한 균등이나 분배를 의미하는 정의의 모습이 예수님의 가장 핵심적인 정신임에는 틀림없다.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작은 신앙인의 실천이 이 또한 오늘날 사람들 간에서 만남과 소통의 장소에서 꼭 필요한 커피를 바르게만 알고 구별해서 마실 수만 있다면 그것이 작은 신앙인의 실천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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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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