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리포트] 함께 하니 더 유쾌한, 일 년의 준비 │ 효성중앙교회 <효성1004마을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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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들은 교회 안으로 안으로만 모이고, 교회와 교회 바깥은 점점 단절되어간다. 기껏해야 전도초청집회에 이르러서야 바깥으로 손을 내미는 한국 교회의 모습은, 시쳇말로 속 보인다. 그러니 높아져만 가는 세상과 담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여기, 막힌 담을 과감하게 허물고, 교회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축제가 있다. 글 최새롬 · 사진 제공 효성중앙교회

 

높은 담을 허물어 공동체를 이루다

2011년에 13회째를 맞은‘ 효성1004마을축제’는 효성중앙교회의 자랑이자 지역민들과 이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 자생단체, 종교단체를 아우르는 마을 공동의 축제다. 인천에서도 외곽에 있는 공단지역인 효성동은 주거 지역이긴 하지만, 어려울 때는 머물러 있다가 형편이 피면 옮겨가는 것이 보통인 동네였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마을에 대한 애착을 품기 어려웠고 이웃 간 소통의 벽도 높았다. 효성동에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교회인 효성중앙교회는, 이러한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공동체성을 회복하고자 축제를 기획했다.

처음 열린 축제의 첫 행사는 교회 담장을 허물고 그 길을 함께 걷는 것이었다. 교회와 지역 간의 담을 허물자는 의미였다. 물리적 담을 허무는 것으로 출발한 축제는 그다음 해에‘ 풍산금속’ 담장에 벽화를 그리는 것으로 이어졌다. 지역민들과 마찰을 빚어온 지역의 대표 기업인 ‘풍산금속’과 지역민들의 담을 허물고 화해와 공존을 이루자는 취지였다. 그렇게 시작된 벽화 그리기 행사는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해마다 ‘담장 허물기’라는 이름으로 장애인과 담, 계층 간 담, 세대 간 담을 허물기 위한 행사들도 차례로 진행했다.

늘 독특한 이벤트를 기획하며 축제를 계속했지만, 여전히 지역민들의 인지도는 낮았다. 마을 공동의 축제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아주 중요한 계기는 바로 2007년‘ 1,000m 한 줄 김밥 만들기’ 행사다. 1,000m를 목표로 시작한 것이 공교롭게도 1,004m의 기록을 세우자 축제의 이름이‘ 효성1004마을축제’로 바뀌었다. 또 3천여 명의 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참여해 얻어낸 이 기록이 세계 기네스북에 오르며, 교회뿐 아니라 지역주민이 함께 즐기는 진정한 축제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 후로는 축제가 열릴 즈음이면 지역민들이 먼저 올해에는 무슨 행사를 하느냐고 물어 올 정도로 인식이 좋아졌다.

 

 

지역민과 어울리다

매년 10월 3일에 열리는 효성1004마을 축제의 준비 과정은 1년의 사이클로 부지런히 돌아간다. 기획 단계는 교회 내의 사회 봉사부에서 주관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이 나오면 관리부, 청장년부 등 교회 내 각 부서로 역할을 나눈다.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본격적으로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과 자생단체, 지역민들에게 후원을 의뢰하고 참여를 요청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행사 한 달 전부터, 전체 교인들이 투입되어 홍보에 힘을 쏟는다.

하지만 정작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은 교인들보다는 지역민이 훨씬 많다. 게다가 의도적으로 교회 색은 철저히 배제한다. 모든 공문이나 포스터에 주관은 ‘마을축제준비위원회’일 뿐 아니라 행사 당일 먹거리 장터에서는 교회 앞치마도 두르지 못하게 한다. 매년 참여 인원이 3,000~3,500여 명에 달하니 전도의 기회로 삼고 싶은 유혹이 들기도 했을 터. 그러나 마을축제 집행위원장이자 효성중앙교회의 부목사인 한광수 목사는 단호하게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교회 내에서는 사실 그런 요구들이 있어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오는데 전도하고 싶은 마음이 왜 안 들겠어요. 특히 전도팀은 서운해 하죠. 하지만 그렇게 하면 결국은 전도 행사밖에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베풀고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예수를 따르는 것이므로 충분하고, 드러나지 않아도 선교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무지개를 걸다

전도에 대한 욕구를 누르고 순수하게 마을축제로 꾸려가는 효성중앙교회의 이러한 마음 바탕에는 무지개를 닮은 교회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다양한 색깔이 어울려 하나의 무지개를 이루듯이, 다양한 이들이 각자의 빛을 잃지 않고 화합하여 오히려 아름다워지는 교회를 꿈꾼다. 무지개를 뜻하는 영어 단어 레인보우의 음을 따서 한자로 조합해 ‘래인보우(來人保友)’라는 말도 만들었다. ‘사람들이 찾고, 친구를 사랑하는 교회’라는 뜻이다. 이 조어에는 지역사회와도 화합하려 하는 효성중앙교회의 의지가 담겨 있다. “다양한 계층과 세대를 포괄하기 위한 콘텐츠를 채우는 것이 숙제에요. 그리고 매번 새로운 이벤트를 하다 보니 효성1004마을축제라고 하면 떠올려지는 하나의 그림이 아직 안 잡혔어요. 그래서 우리 축제를 떠올리면 하나의 그림이 떠오르는,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전통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에요.”

 

13번의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 덕에 다음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이 수월할 것으로 보였지만, 효성중 앙교회는 여전히 부지런히 고민하고 있었다. 앞으로는 마을 사람들이 재정적인 후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실질적으로 함께 하는 축제를 만들어가기 위해 지역자생단체에 조언을 구하고 있다는 효성중앙교회. 다음에는 또 어떤 담을 허무는 독창적인 이벤트를 기획할까. 지역사회와 함께 준비하기에 더 유쾌하고 아름다운 ‘효성1004마을축제’의 내일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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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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