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의 사순절 영적 여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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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문화 금식 프로젝트

정교회의 사순절 영적 여행 코스


암브로시오스 조그라포스






어떤 한 사람이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어디로 가는지 알아야만 한다. 사순절 기간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사순절은 하나의 영적 여행으로 그 도달점은 바로 빠스카, 곧 부활절이다. 이 영적 여행을 출발하는 모든 사람들은 여행의 마지막까지 <뜨리오디온>이라는 책과 함께 한다. 이 뜨리오디오는 정교회에서 가장 경건한 예배서의 이름이면서, 한편으로는 빠스카(부활절)로 인도되는 교회의 모든 기간(10주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뜨리오디오는 하나의 의미 있는 사다리와 비슷하다. 즉, 사다리를 올라가듯이 영적으로 더 높은 계단을 매일 올라가면서, 빠스카의 축제를 경축하기 위해 하나님의 왕국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뜨리오디오는 금식 전, 사순절, 성대주간이라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첫번째 부분'금식 전 기간'은 세리와 바리새파 사람 주일, 탕자의 주일, 금육 주일, 사순절 전주일, 이렇게 나뉘어 각 주일에 해당되는 말씀을 통해 가르침을 받는다.

두번째 부분'사순절 기간'은 전체 6주일로 나뉘어 있다. 제1주일은 성인들과 존귀한 성화의 복귀(AD 787년)에 대한 축일을 기념하고, 제2주일은 정교회 교리의 가장 큰 스승 중의 한 분이신 성 그레고리오스 빨라마스(14세기)를 기념한다. 이어서 제3주일은 사순절의 가운데 날로 신자들이 십자가에 경배하면서 남은 기간 동안 용기와 힘을 가지고 영적 투쟁을 계속할 수 있도록 격려해 준다. 제4주일은 정교회의 영적 서적인 <천국의 계단>(Klimax)을 저술한 클리마코스의 성 요한(AD 603년)을 기념한다. 또한 제5주일은 이집트의 성 마리아(AD 378년)를 기념하는데, 예전에 창녀였던 성녀의 삶을 통해 죄에 물들었던 사람들이라도 회개를 통해 구원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마지막으로 제6주일은 성대주간(주님의 고난 주간) 전으로 주님의 수난 받으시기 며칠 전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한다.

세번째 부분 '성대주간'은 이렇게 보낸다. 성대 월요일에 주님의 표본인 선량한 요셉(창 37:2-50:26)을 본받아 신자들이 잘 투쟁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사건에서 벗어나기를 가르친다. 성대 화요일에는 열 처녀의 비유로 신자들이 언제 올지 모르는 하늘의 신랑을 맞을 수 있게 준비하도록 격려한다. 성대 수요일은 주님의 수난 전에 예전에 창녀였던 한 여인이 주님의 발에 향료를 부어 드린 말씀으로 신자들에게 회개의 큰 가치를 가르친다. 성대 목요일은 주님의 생애에서 큰 네 가지 사건을 기념하는 예배를 드린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심, 최후의 만찬 즉, 주님으로부터 신비의 감사의 성사가 전해짐, 주님의 올리브산에서의 기도, 유다로부터 배반 당하신 주님을 묵상한다. 성대 금요일은 주님이 당하신 수난을 상기하고, 또한 주님과 같이 십자가에 달려 하늘의 왕국에서도 기억해 달라고 고백하여 구원 받은 강도를 기억한다. 성대 토요일에는 요셉과 니고데모에 의해 무덤에 모셔진 주님과, 주님께서 캄캄한 지하의 세계로 내려가 주님이 오시기 전에 잠드신 이들의 영혼에 해방을 선포한 것을 기념한다. 이 과정을 거쳐 마침내 성대 토요일 한밤중에 뜨리오디오 기간이 끝나게 된다. 뜨리오디오의 모든 기간은 금식과 기도와 회개를 통해서 '자발적으로 수난'을 받으신 주님을 받아들이고, 주님의 고통과 부활에 동참하는 준비를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빠스카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의 여정과 여행의 목적이고 마지막이다. 그래서 정교회에서는 다른 기독교단에서 성탄절을 더 중요시하는 것에 비해 부활절을 더 큰 축일로 지내고 있다.

이때 사순절 기간은 초대교회와 마찬가지로 부활절날 세례 성사를 받으려하는 세례 예비자들의 준비기간으로 지킨다. 또한 계속적으로 세례 성사의 신비를 잃고 있는 신자들에게는 고행과 수도의 기간이기도 하다. 이 기간에 우리는 주님의 십자가에 달리심과 무덤에 묻히심과 부활에 동참하여, 우리의 욕정을 십자가에 매달아 죄가 멸하도록 하고, 주님의 부활과 함게 주님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도록 영적으로 부활하는 시간으로 보낸다.




암브로시오스 조그라포스 | 그리스 출생으로 아테네 국립대학과 미국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신학박사로 한국 정교회 2대 관주장주교이며 한국외대 그리스, 불가리아어 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위의 글은 문화선교연구원 발행 문화매거진 <오늘> 통권 15호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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