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광구>의 혹평과 흥행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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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광구>의 혹평과 흥행의 상관관계


최성수

전문가들이나 상당수의 영화애호가들에 의한 혹평 세례에도 불구하고, <7광구>에 대한 통계에 따르면, 그야말로 흥행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작품성과 흥행 사이에 상관관계가 반드시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작품이 난해하지 않다면 호평과 흥행은 비례관계를 보여왔다. 물론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작품성에서는 인정을 받았지만 흥행에서 실패한 영화는 의외로 많다.
특이한 사실은 <디워>에 대한 반응이 <7광구>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디워>가 CG에 집중했던 것과 같이 <7광구> 역시 한국의 기술력만으로 3D 영상을 보여주었다. 양자 모두 스토리텔링에서 문제가 많다는 사실이 지적되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반응과 관객들의 반응은 달랐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마케팅을 한다는 지적 역시 동일하게 제기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미 <디워> 논쟁과 관련해서 쓴 글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무엇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보느냐에 따라 평이 달라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영화에서 스토리와 연기 그리고 연출을 중시하는 비평을 아날로그적이라고 한다면, surprise, spectacle, suspense, 소위 3S를  중시하는 것을 디지털 비평으로 본다. 디지털 영상에서 스토리가 중시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디지털이라는 기계적인 속성을 잘 드러냈느냐의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는 말이다.
<아바타>도 마찬가지이지만, <디워>나 <7광구>에게 있어서 스토리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두 영화 모두 디지털 영상에 포인트를 둔 것이기 때문에 스토리에 방점을 두고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영화적인 표현이 일단 놀랍고, 대단하고 또 긴장감을 주는 것이면 일단 성공이라고 보아도 좋다. 평론가들이 놓친 것, 그러나 관객들이 보았던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반된 반응이 나온 것이다. 관객들은 “재미있다”, “대단하다”는 말 로 영화를 평가하고 또 그것으로 입소문의 근거로 삼지만, 영화의 구조와 스토리텔링을 분석하는 평론가들에게는 전혀 다른 언어가 사용되고 또 그것으로 비평의 근거로 삼는다.
3D 영상 기술이 현재의 2D 영상을 제작할 때와 같이 일반화될 때는 아마도 관객 역시 스토리텔링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안정된 기술력에 이르게 될 때까지는 아마도 당분간은 생각하는 영화보다는 재미있는 영화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7광구>에 대한 논쟁이 <디워> 논쟁에서와 같이 소모적인 것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관객을 존중한다면, 왜 그들이 그렇게 느끼고 또 반응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평론가의 할 일이 아닐까? 이런 분석이 바탕이 될 때 차기 작품을 구상하는 감독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비평은 영화를 보지 말라는 의미에서 행하는 일이 아니라 영화를 다양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 일일 뿐만 아니라, 또한 관객들의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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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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