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스트 랜드>
감독 : 루시 워커
출연 : 빅 무니즈
언젠가부터 힘든 환경에서도 밝게 웃는 사람들(어린아이)의 이미지가 익숙해졌다. 기부단체나 어린이를 돕는 NGO들이 종종 내세우는 밝게 웃는 어린이의 사진에서 우리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 많은 예술가가 ‘그들은 비록 가난하지만, 다가가서 보면 우리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전제로 대상에 접근하는 것 같다. 일면 사실일 수 있겠지만, 다큐멘터리 <웨이스트 랜드>를 기획, 연출한 사람들의 관점은 조금 달라 보인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빅 무니즈(Vik Muniz)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쓰레기 매립지 그라마초에서 일하는 카타도르(재활용품을 거둬가는 사람)를 모델로 예술작품을 만든다. 작품은 빅 무니즈의 명성을 힘입어 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되기도 하지만, 그 작품이 더욱 빛나는(또는 이 영화가 감동적인) 순간은 카타도르들이 작가와 함께 협업하는 순간이다.
‘쓰레기로 만든 작품(Pictures of Garbage)’은 더없이 매력적이고 명료한 소재다. 그러나 영화가 그 작품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모델이 된 사람들을 주목하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강한 설득력을 지닌다. 진심 어린 동정에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돈이나 말, 감정을 자극하는 이미지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접근방식과 체계가 필요하다. 그리고 어쩌면 그 몫의 일부를 예술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른다.
작은영화관 필름포럼 프로그래머
심윤정
* 영화 <웨이스트 랜드>는 작은 영화관 필름포럼에서 상영 중입니다.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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