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빈의 문화칼럼] 21세기에도 신앙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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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20세기 후반 사회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다. 그러므로 대부분 사람들에게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가상·증강현실(VR·AR) 등으로 상징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과 현 인류 조건을 넘어서는 ‘포스트휴먼’에 대한 논의로 상징되는 21세기 초반의 사회문화 변동은 무척 버겁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 신앙은 어떤 가치와 의미를 제공할 수 있을지, 무한경쟁으로 상징되는 현대판 적자생존 시대에서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 사회 안에서 어떤 태도와 모양으로 섬김의 자리를 찾아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실천적 대안 모색은 교회와 신앙인들의 시대적 과제다. 


신앙이 없는 사람은 없다!

오늘날과 같은 과학시대에도 종교의 영향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중동과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사회현상은 종교적 신앙이 여전히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반영한다. 물론 종교개혁 이후 유럽을 휩쓴 종교전쟁은 지식인들에게 종교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해 계몽주의를 촉진했다. 그로 인해 오늘날 종교의 자리를 과학이 대신하게 됐다. 또한 미디어는 기독교의 건설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을 확산시키면서 그 존재 의미를 퇴색하게 만들고 사람들은 종교에 대해 불신, 기피를 넘어 혐오 감정을 갖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종교적인 신을 부정하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결국 어떤 이들은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있는 자유를, 어떤 이들은 물질의 축적을, 명예를, 쾌락을, 또는 세속적 힘을 최고의 목적으로 살고 있다. 그것이 그들에게는 신뢰와 충성의 대상, 즉 신앙의 대상인 것이다. 히틀러나 북한의 김정은 같은 정권에서도 세속화된 신앙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무신론을 강하게 주장하는 이들도 나름 신이 ‘없음’을 믿는 신앙인들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신앙의 세계 안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그 신앙의 내용과 목적이 다르다는 점이다. 

신앙에 대해 우리가 여전히 관심 가져야 할 이유는 그 대상에 대한 신뢰와 충성이 곧 일상적 삶의 선택과 결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을 좌우하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활동은 결국 선택으로부터 시작한다. 책임 있는 선택은 선택하는 사람의 가치관에서 비롯되며, 가치관은 각자 고유의 신념체계나 세계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개인의 신앙이 얼마나 공동선을 지향하며, 또한 일관성을 가지고 삶에서 실천되고 있는가의 정도 차이다. 적지 않은 경우 말로는 신앙을 가졌다고 하나 실제로 그의 선택은 신앙적이지 않은 경우를 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이들은 공리주의적 혼합주의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 신앙이란?

우리가 21세기에 더욱 강조해야 할 기독교 신앙의 차별성은 다음과 같다. 기독교 신앙은 우리를 향한 구원의 부르심으로부터 출발한다. 신앙은 우리를 하나님의 부름에 응답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이때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응답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전인적인 응답이다. 또한 그 응답의 장(場)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 나아가 온 세계에서 이뤄져야 한다. 사실 성경 어디에서도 신앙과 삶의 태도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신앙적 삶이란 하나님 안에서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책임적 시민으로 이 땅을 살아감을 뜻한다. 기독교에서 신앙이 좋다는 것은 어떤 물질이나 목적보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뜻이며, 하나님을 그렇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과 이웃을 건강하게 사랑한다는 의미다.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현실 속에서 신앙의 대상은 가장 먼저 하나님이어야 한다. 그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곧 그분을 향한 신뢰와 충성이다. 온 삶을 다해 드리는 신뢰와 충성이 곧 예배다. 그러므로 그것은 몸으로, 삶으로 드려야 한다. 이것은 곧 우리의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이라는 열매를 맺게 된다. 삶으로의 예배! 이것이 21세기에 우리가 실천해야 할 기독교 신앙임을 잊지 말자!


CVO(Chief Vision Officer) 임성빈(장신대 총장)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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