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히어로 #11] 최종회 -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고민될 때는 둘 다 시키는게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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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프롤로그로 본 시리즈를 시작했었다.

“영화 속 히어로들은 자기 직업이 있다.

스파이더맨은 피자 배달부, 슈퍼맨은 신문사 직원.

그들은 돈 벌기 위함이 아닌, 취미로 히어로 활동을 한다.

정말 중요한 일은 취미로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취미가 세상을 구할지도.

#먹고사니즘 과 #내가진짜로하고싶은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멀티페르소나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들의 흥미진진한 현재진행형 체험담!“

 

1년간의 연재 기간 동안 탐구를 통해 나 자신은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취미로 히어로가 될 수 있다고. 그 새 세상도 많이 변했다. 유재석의 놀면 뭐하니에서 제시한 ‘부캐’현상은 짧은 시간에 새로운 사회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사실 이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의도한 바 중에 하나는, ‘취미로 히어로’로 살아가는 이들을 격려하고자 함도 있었다. 왠지 모르게 우리 안에는 그런 특이한 삶을 색안경 끼고 바라보거나, 또는 스스로 위축되게 만드는 문화가 있었다.

얼마 전 K-CCM(구 찬양사역자연합회) 송년 토크쇼에 패널로 출연한 적이 있었다. 300여 명의 CCM 사역자(기독교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들이 회원으로 모여 활동하는 곳인데, 척박한 오늘의 환경 속에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는 자리였다.

진행자분들과 대본을 미리 검토하는데 뒷부분에 이런 항목이 있었다. ‘찬양사역자로서만 생계가 되는 이는 한국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 대부분 투잡 쓰리잡을 하는데,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 것인가’

실제로 그렇게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하는 찬양사역자들이 자괴감 내지는 감추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취미로 히어로 시리즈를 탐구하면서 내린 결론은, 정말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생계와는 별도의 자신만의 소중한 일을 하며 사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 그 수는 더욱 늘고 있다.

나이가 너무 많은 것 같아 용기가 나지 않는가. 도쿄의 스미코 할머니를 기억하라. 만두 장사를 하며 밤에는 시부야 클럽에서 디제이로 활동한다. 70 넘어서 배우기 시작한 디제잉이다.

취미로 하기에는 너무 전문적이고 어려운 분야라 망설여지는가.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천문학은 취미로 할 때 가장 재밌지’라고 하며 60세에 해당 박사 학위를 땄다.

생계가 되지 않는 예술활동이라고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무시할 수 있을까. 수많은 작가, 시인, 뮤지션들이 다른 직업을 갖고 짬짬이 작품 활동을 하며 영감 있는 결과물들을 내놓았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올림픽을 기억하라. 한국과 일본 등 몇몇 특수한 예를 빼고 대부분 국가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귀국하면 자신의 본래 직장으로 돌아간다. 그중에는 농부, 요리사, 의사, 소방관, 보험회사 직원 등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취미로 진짜 사람을 구하고 있는 이들도 기억하자. 아마추어 잠수부, 클라이밍 동호회, 심지어 오토바이 폭주족도 세상을 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종교적 이유로 세속적인 일(?)을 하는 것을 터부시 하는 선입견이 설자리가 없어진다. 역사상 수많은 성직자, 종교인들이 세속의 직업을 가졌다. 예수님도 그러했다.

더 이상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듯하다. 세상은 열려 있고 기회는 모두에게 이미 주어졌다. 자신만의 삶을 꾸리는 것은 본인의 선택.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고 싶을까 고민될 때는 둘 다 시키는 게 정답이라고 누군가 그랬던가(유민상-맛있는 녀석들) 우리도 젊은 날 흔히 하는 고민, ‘꿈을 좇을까, 생업을 좇을까’에 대하여 이제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둘 다 하면 되지~!”

 

 


글쓴이: 이재윤
늘 딴짓에 관심이 많았다. 과학고를 나와 기계항공 공학부를 거쳐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했지만, 동시에 인디밴드를 결성하여 홍대 클럽 등에서 공연을 했다. 영혼에 대한 목마름으로 엉뚱하게도 신학교에 가고 목사가 되었다. 현재는 ‘나니아의 옷장’이라는 작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며 Art, Tech, Sprituality 세 개의 키워드로 다양한 딴짓을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음악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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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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